남해는 아이들 어릴적에 2년에 한번 정도는 갔던 곳인데 첫째가 갑자기 남해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다. 남편이 작년 척추 수술을 해서 장거리 운전은 힘들텐데 선뜻 가자고 해서 급 남해를 떠나게 되었다. 서울에서 남해까지는 마음먹고 떠나야 할 만큼 먼 거리인데 걱정이 앞섰지만 걱정이 무색할만큼 즐겁고도 멋졌던 남해에서의 시간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남해에 가는길엔 꼭 삼천포 용궁 수산 시장에 들려 수산물을 사가야 한다. 아이들이 어느덧 커서, 회도 사자고 하고 둘째가 좋아하는 백합조개도 사서 휴양림에서의 맛있는 저녁거리를 준비했다. 힘든 남편을 위해 휴게소에 자주 들려 허리 운동도 한번씩 하고 오랜 시간 차를 타고 내려온 끝에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1. 편백 향을 느끼며 시작한 아침 산책
삼천포 수산시장에서 사온 백합조개로 조개탕을 끓이고 문어를 잔뜩 넣은 문어라면과 줄돔으로 저녁을 먹고 남편과 저녁 산책을 나왔다. 숲이 칠흙같이 어두워 멀리는 못가고 야간 캠핑을 즐기는 캠핑 데크 주변으로 산책을 했다. 편백나무가 많은 100대 명품숲이라는데 아침의 편백숲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숲속 공기가 상쾌했다. 편백숲 가득한 이곳의 아침이 기대되어 아이들과 일찍 나섰다. 아이들과 함께 물과 간단한 간식을 챙겨 일출전망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자하고 슬리퍼 신고 나왔는데 이정표에 숙소에서 전망대까지 3키로라니.. 다른 휴양림보다는 꽤나 긴 코스였다. 아이들의 투덜거림을 뒤로하고 격려하며 걷기 시작했다. 이걸 해내면 목표를 이룬거라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꺼고 인생을 살면서 그런 작은 성취감이 쌓여 큰 목표를 이룰수 있는 사람이 되는거라고..아이들의 귀에 들어왔을지는 모르겠다..^^

걷다보니 길 주변으로 편백나무가 이어지고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예뻐 천천히 걷는 시간이 좋았다. 편백나무 특유의 향과 새소리를 느끼며 걷다 보니 멀리 여행을 온 기분이 제대로 들었다.
하지만 전망대에 가까워질수록 오르막이 계속되자 아이들은 전망대가 언제 나오느냐고 여러 번 물었고, 우리도 잠시 멈춰 물을 마시며 쉬어갔다. 아이들은 빨리 도착하겠다고 오르막을 뛰기도 하고, 언제나 느끼지만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다.

곳곳에서 너무 멋진 절경을 만나니 연신 카메라를 찍어댄다. 아이들도 꽤나 만족스러운 눈치다.
2. 힘겹게 오른 전망대에서 만난 남해의 절경
한참을 걷고 나서야 마침내 전망대에 도착했다. 길이 생각보다 길어 중간에 돌아갈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전망대에서 만난 풍경을 보는 순간 힘들게 올라온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오는길은 멀었지만 전망대에서는 산과 숲 너머로 남해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어디서도 만날수 없는 남해편백휴양림만의 풍경이지 않나 싶다. 울창한 편백 숲과 겹겹이 이어진 산, 멀리 보이는 남해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풍경은 아래에서 보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좋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 더 좋았다. 서울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오고, 아침부터 아이들과 긴 숲길을 걸어 전망대에 도착했기 때문에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이들도 올라오는 동안에는 힘들다고 했지만 전망대에 도착하자 표정이 달라졌다. “끝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뿌듯한 듯했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과 서로 수고했다고 이야기했다.

여행지에서 편한 장소만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가족이 함께 조금 힘든 길을 걷고 하나의 목적지에 도착해 보는 경험도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전망대에서 본 풍경만큼 끝까지 걸어 올라왔다는 성취감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했다.
3. 내려오는 길에 만난 특산품 판매장
전망대에서 충분히 쉬고 다시 휴양림을 향해 내려왔다. 올라갈 때는 목적지가 얼마나 남았는지 계속 확인하며 걸었지만 내려오는 길은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조금은 험난한 지름길로 내려와 서로를 기다려주고 잡아주며 의리를 칭찬했다. 아이들 어릴적에도 숲에 참 많이 데려오곤 했는데 휴양림의 잠자리는 조금 불편하지만 함께 자주 오면 좋겠다 싶었다. 이젠 우리보다도 바쁘고 힘든 일정의 아이들이라 이 시간이 힐링이 되었을거라 믿는다.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는 특산물 판매장에 들렀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답게 편백나무를 활용한 여러 제품을 볼 수 있었는데, 그중 편백 향을 집에서도 느끼고 싶어 편백나무 베개를 구입했다. 휴양림에서 사용했던 물건이나 지역 특산품을 하나 구입하면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곳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다. 집으로 돌아와 편백나무 베개에서 나는 은은한 향을 맡을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걸었던 남해의 아침 숲길과 전망대 풍경이 생각나겠지.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서울에서 가기에는 분명 먼 곳이다.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고 전망대까지 걷는 길도 아이들에게는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편백나무 사이를 걸었던 아침과 힘겹게 도착한 전망대에서 마주한 남해의 절경은 긴 이동 시간을 잊게 할 만큼 멋있었다.
숙박에서의 불편함과 시설은 조금 노후되었지만 편백향 가득한 숲에서의 힐링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묵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너무 매력 넘쳤던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언제쯤 또 이곳에 오게 될까..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이용 정보
- 주소: 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658
- 전망대 거리: 숙소에서 전망대까지 3km
- 예상 시간: 편도 약 40분, 아이와 걸을 때는 여유 있게 계획
- 주요 시설: 숲속의 집, 연립동, 야영장, 숲탐방로, 일출전망대, 어린이놀이터
- 예약: 숲나들e 홈페이지
- 문의: 055-867-7881
- 준비물: 편한 운동화, 물, 모자와 간단한 간식
🌿 숲부부 체크 포인트
- 편백 숲의 분위기: ★★★★★
- 산책 만족도: ★★★★★
- 아이들과 걷기: ★★★★☆
- 전망대 풍경: ★★★★★
- 재방문 의사: ★★★★★
🌿 숲부부의 한줄평
편백향 가득한 숲에서의 힐링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자주 오고 좋은곳. 전망대에서 만난 남해의 절경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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